무궁화(無窮花)
일본의 국화는 벚꽃입니다. 이 벚꽃은 3개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반개(半開)의 미, 만개(滿開)의 미, 낙화(落花)의 미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국화는 무궁화입니다. 아욱과의 다년초로서 여름부터 가을까지 꽃이 핍니다. 하얀색, 연분홍색, 보라색의 이 꽃은 피기 시작하면 연달아서 피고 지므로 벚꽃보다 10배 더 오래 동안 꽃을 피우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연달아 피고 지는 이 무궁(영원성)한 인내성은 한국 5천년 역사 속에서 큰 침략이 13번, 소소한 침략은 그 열배 이상이 되지만 수많은 침략을 당해도 목숨을 잃어도 민족의 혼까진 빼앗기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계속 이겨내는 민족의 저력, 인내, 정신의 상징이야말로 무궁화일 것입니다.
제가 일본의 본응사 주지로 있을 때 저의 부인이 처음으로 한국 여성인 것을 남기기 위하여 경내에 61그루의 무궁화를 심었습니다. 지금은 꽤 많이 커서 3미터 정도 되어 한국인의 혼, 인내, 노력, 정신을 상징하는 꽃이 올해도 멋들어지게 피었을 것입니다.
한국원폭 평화 전시관 소식을 전하는 소식지의 이름을 「무궁화」로 정했습니다. 부디 많은 애독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