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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3호 2016년 5월] 「하늘의 별따기」(2)

관리자 2018-01-18 (목) 07:28 6년전 1811  

 

「하늘의 별따기」(2)          
(한국인 피폭자 원정부의 이야기)        


高龍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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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최대의 이변이 일어나다 -


 

1945년 8월 6일, 그날은 날씨가 매우 맑고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했다. 10일 후에 일본은 연합군에 일본의 패전을 통지하게 되는데 그 당시 일본군은 연합군이 일본에 상륙한다 해도 마지막까지 싸우겠다는 염원을 가지고 있었기에 군인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던 중이었다.


  일본은 제1총군과 제2총군으로 나눠져 있었고, 제1총군은 도쿄에, 제2총군은 히로시마에 본부가 있었다. 제1총군과 제2총군은 매일같이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는데 이날 8월 6일 오전 8시 조금 지나서부터는 1총군에서 2총군으로 보내는 교신이 불통이 되었다.
  "이상하다? 이런 일은 없었는데........"


  1총군이 도쿄 통신대가 모든 기기를 다 동원하여 통신을 재개해 보았지만 히로시마의 제2총군은 아무런 응답이 없다. 히로시마와 가까운 곳인 오시(吳市)에 해군의 진수부(鎭守府)가 있는데 여기서도 히로시마의 제2총군에게 연락을 해보지만 응답이 없었다.


  "히로시마 부근이 무슨 큰 이변이 생긴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도쿄의 군 지휘관 사이에 퍼지기 시작했다. 실로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참사가 히로시마에 일어났던 것이다.


  이날 새벽 0시 37분에 남태평양의 마리아나 제도의 티니안 섬에서 B29기 한 대가 이륙했다. 원폭투하를 하기 위한 기후조사를 하는 기상관측기이다. 그로부터 약 1시간 후에 리틀보이(작은아이)라 불리는 우라늄을 사용한 길이 3m, 최대직경 70cm, 중량 4톤의 당시로는 세계 최대의 살상력을 가진 원자폭탄을 장착한 폭격기가 1시 45분에 이륙한 것이다. 

 

 이륙할 때 폭탄의 무게와 7,600갤런의 연료와 무게 때문에 좀처럼 폭력기가 뜨지를 못했다. 만약 이륙을 못하고 추락하여 지상에서 리틀보이가 폭발을 한다면 티니안 섬에 있는 모든 미군은 일순간에 폭사를 하고 만다.


  지켜보는 군 간부들은 조마조마하며 바라보고 있는데 폭격기가 붕 뜨는 순간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원폭을 탑재한 폭격기의 애칭은 ‘에놀라 게이’로 폭격기 기장의 어머니 이름이다. 어머니라는 의미는 만물을 낳고 기른다는 것을 종종 대지에 비교하는 것처럼 대지를 뜻하기도 한다. 자기자식이 아닌 다른 아이가 굶고 있으면 따뜻한 손을 내미는 것이 모든 어머니의 본성인데, 일순간에 인류 역사상 제일 처참한 살상을 행할 원폭을 운반하는 비행기에 어머니의 이름을 사용한 것은 무슨 아이러니한 일일까?


  8월 6일 7시, 기상관측기는 히로시마 상공에 날아와서 기상을 상세히 관측하여 티니안 섬에 송신하였고 결국 원폭투하 목표는 히로시마로 결정된 것이다.
  8시 9분 폭격기는 히로시마 상공에 도달했다. 고도 9,632m 상공에서 육안으로 원폭 투하할 곳을 확인하는데 그 장소를 아이오이교(相生橋)로 결정했다.
  8시 12분 공격 목표 상공에 폭격기가 도달했다.
  8시 13분 히로시마는 B29가 두 대(실제로는 3대)가 히로시마 상공에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경계경보를 발령하기로 결정했다.


  8시 15분 17초, 리틀보이라는 원자폭탄이 에놀라 게이 폭격기의 기체에서 히로시마로 투하되었다. 폭격기는 원폭의 열선과 폭풍을 피하기 위해 급선회하여 현장에서 탈출을 하였고, 43초 후에 원자폭탄은 아이오이교에서 동남쪽의 섬 병원의 상공 600m에서 핵분열, 폭발을 하였다. 그때 폭심지의 온도는 250만도, 100분의 15초 후 온도는 40만도로 내려가서 화구는 직경 20m가 된다. 0.2초 후 직경이 310m, 표면온도 6,000도, 이때 제일 크고 밝게 보인다.


  많은 피폭자들의 체험 중에 "태양이 폭발했다"고 하는 문언을 보게 되는데, 이 섬광을 본 순간 근처의 모든 물건은 날아가고, 지상에 있는 모든 건물은 부서져서 허공으로 날아가고 그리고 한동안 주위가 보이지 않는다. 겨우 눈을 떠 보았을 때는 그 풍진으로 태양은 가려지고 버섯구름이 발생하고 검은 비가 내렸다. 태양이 폭발하여 태양이 없어졌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 이리하여 히로시마는 원폭투하 후 10초 만에 이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 폭심지에서 4km 이내에 있던 사람은 즉사 아니면 후유증으로 며칠 아니면 몇 년 후에 죽게 되었다. 설사 살아남았다 해도 원폭병으로 평생 고통 속에서 죽을 때까지 고생을 하고 결국은 고통스럽게 죽게 된다. 다른 병과 달리 원폭병은 이렇게 무서운 병이다.


  이 책의 주인공 원정부 님은 당시 텐마강 옆에서 살고 있었다. 피폭 중심지에서 불과 1.5km 떨어진 장소이다.


 

- 어머니는 거짓말쟁이 -

  그렇다 그날 밤은 몸이 마치 곤약같이 되어버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너무 피곤해서 오히려 잠을 자지 못했다. 8살의 정부는 아직까지 지옥이라는 말의 뜻을 모른다. 그러나 세상 어떤 지옥의 그림보다도 훨씬 더 처참한 세계 최대의 참혹한 지옥의 현실을 정부는 보고만 것이다. 죽은 사람의 얼굴을 정부는 지금까지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죽은 사람을 본 것이다. 그것도 엄청나게 많은 시체를 보고 만 것이다. 죽기 직전에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사람을 보았다. 저렇게도 비참하게 죽어 가는가? 또 눈도, 혀도 튀어 나오고 뼈가 몸 밖으로 불거져 나왔는데도 살아 있는 사람도 보았다. 7~8세의 소년이 보기에는 너무도 충격적이고 처참한 광경이다. 그리고 만약 내가 이렇게 된다면 하는 두려운 생각이 머리에 떠오른다. 생각만 해도 무서워진다.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그만 생각하려고 머리를 흔들어 봐도 문득 문득 떠오른다. 도무지 머리에서 지울 수가 없다. 이런 마음의 피로가 겹쳐 잠 귀신에 쏠리지만 그렇지만 깊은 잠을 잘 수가 없다.


  어머니의 양 팔은 남동생과 여동생이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할머니의 왼쪽 편에 누워있다. 평소 같으면 할머니의 따뜻한 품속에서 바로 잠이 들 터인데 지금은 눈을 감고 잠을 청해도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소곤거리는 작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온다.


  "아가야(정부의 어머니), 오늘 정상(정부의 아버지)이 안돌아 왔지만 그렇다고 죽었다고는 생각하지 말자. 아이들도 아직 어리고 아직은 정상이가 필요한 때다. 애들을 위해서라도 살아있어야 하고 반드시 이 애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할머니는 아직 젊은 며느리에게 격려하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

  "네 어머님,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정부 아빠는 몸이 재빠르고 운이 강한 사람이고 현명한 사람이니까요"
  "오냐 그렇단다. 내 자식이니까 더 칭찬해도 된다."
  "네. 그렇게 말을 하니까 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런 마음이 약이네요"
  "그래 사람은 칭찬을 많이 해야 된다. 나쁘게 말하지 않고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이럴 때는 강한 사람이 돼야 한다."
  "네. 내일 아침 일찍부터 다시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라. 암길이와 절자는 될 수 있으면 밖에 내보내지 말도록 하려무나. 귀신같은 모습의 사람들이 이곳저곳으로 다니는데도 암길이와 절자는 무섭지 않은지 네 치마폭에 숨지도 않더구나. 기특하지만 그래도 피투성이가 된 사람이나 손발이 떨어져 나간 참혹한 모습을 우리 애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 좋겠다"
  "네. 그래도 정부는 괜찮겠지요? 어머님이 나가실 때 정부를 데리고 가세요. 어머님은 오른쪽 팔이 골절상태이신데 정부 아버지를 만난다면 만약에 정부아버지가 부상을 당했다면 정부의 도움이 필요 하겠지요"


  "내일은 이웃 사람의 도움을 받아 무너진 집을 고쳐야겠다. 아비가 돌아오면 가족이 다함께 잘 수 있는 방을 준비해야겠다. 방공호는 화장실도 없고 아이들을 하루 종일 이런 곳에 둘 수도 없고...."
  이런 대화를 듣고 있는 동안 정부는 어느새 잠이 들고 말았다.
  원자폭탄이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투하된 세계적인 대사건의 하루가 지나고 원폭투하 이틀째의 아침을 맞이했다. 정부가 피신한 방공호는 텐마강의 둑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비교적 부드러운 흙을 옆으로 구멍을 뚫어놓고 방공호 입구의 문을 열려면 판자를 대놓은 듯한 3단 정도의 계단을 내려가야만 했다.


  아침 6시, 방공호의 입구에 있는 판자를 밀어내고 문을 열었다. 밝은 아침 햇살을 방공호 안에 비추게 하기 위함이다. 방공호 안에는 2개월 된 마쨩은 자고 있지만 3명의 아이들은 일어나서 모두 등을 손으로 두드리고 양손으로 얼굴을 쓰다듬고 양손을 올려 기지개를 켜고 있다.
  어머니가 마짱의 머리카락을 몇 번 쓰다듬은 후 나가려고 일어섰을 때였다. 5살 암길이가 입을 뽀루퉁하게 내밀고 말했다.
  "엄마는 거짓말쟁이야!!!"

  “엄마가 왜 거짓말쟁이지?”
  “그럼 아버지는 어디 있어요? 지금 아버지가 없잖아요. 없으니까 엄마가 거짓말쟁이야”
  “암길아~ 아버지가 안 보인다고 왜 엄마가 거짓말쟁이가 되니? 엄마는 거짓말을 안 한다.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단다”고 할머니가 정색을 하며 나무라신다.


  그래도 암길이는 “그래도~~~그래도~~ 어제 저녁에 잠들기 전 아버지는 언제 돌아 오냐고 절자가 몇 번이나 물었을 때 엄마는 말했잖아. 너희들이 착하게 잘자고 있으면 아버지는 돌아오신다고, 내일 돌아오신다고 말했는데 그래서 안심하고 잤는데 아버지는 안 오셨잖아. 그러니까 엄마는 거짓말쟁이야” 울먹이며 암길이는 말했다. 옆에 있던 절자까지 더듬거리며 “어.머.니. 거.짓.말.쟁.이”라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때까지 묵묵히 보고만 있던 정부가 갑자기 암길이의 머리를 쿡 지어박고 말을 막았다. 절자도 한 대 툭 쳤다.
  “아야! 왜 때려!!”
  “시끄러워. 너희들 좀 가만히 있어!!”
  “왜 때려~ 거짓말쟁이는 도둑놈이 된다고 엄마가 말했어. 형도 그랬지. 엄마는 어제 저녁에 반드시 내일 아버지가 돌아오신다고 했어. 그런데 지금 안 오셨잖아. 그러니 거짓말쟁이잖아”
  “바보 녀석. 엄마는 한 번도 거짓말 안했어. 이 바보 같은 녀석아!!!”
  더 강한 말투로 동생을 나무랐지만 어머니가 아버지가 돌아오신다고 한 말은 우리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한 말이라고 동생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기에는 너무나 어린 정부이었다.
  “바보라니~ 정말인데..... 할머니 그렇죠?”  암길은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할머니가 말하기 전에 정부는
  “시끄러워!! 엄마는 거짓말 안 해. 그런 말 하지 마” 정부는 암길이 머리에 알밤을 주었다.
  “왜 때려! 거짓말 한 엄마도, 형도 사과해!!”눈물을 글썽이며 암길은 정부에게 달려들었다. 정부는 그런 암길의 얼굴을 한 대 치고 나서
  “어머니는 거짓말을 안 해!!”하고 소리를 지를 때 정부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루룩 흘러 내렸다.

  “이제 그만 싸우거라. 더 싸우면 내가 용서 안 한다” 할머니가 엄하게 말씀을 하셨다.


  아버지가 안 계시는 현 상황에서는 일가의 기둥은 할머니이시다. 일가의 어른이신 할머니는 골절된 팔을 붙들고 분연히 말씀하신 것이다. 정부는 상냥한 어머니를 거짓말쟁이로 몰아 부치는 것이 분해서 울고, 암길이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한 것을 말했을 뿐인데 자세한 설명도 없이 때리는 것이 원통해서 울고, 세 살 절자는 오빠들이 싸우는 것을 보고 겁이 나서 울기 시작했다. 어깨를 들먹이면서 울고 있는 절자에게 어머니는 “미안, 미안하다. 엄마가 잘못했다. 미안”하며 절자를 꼭 껴안고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그리고 미안하다며 암길이도 끌어안고, “고맙다‘며 정부를 끌어안았다.


  “엄마는 정부, 암길, 절자, 마쨩이 내 아들 딸로 태어난 것만 해도 고맙고 기쁘다. 그래도 거짓말장이가이 되어버려 정말 미안하다. 용서해라”
  “정부, 암길, 절자야 모두 잘 들어라. 너희들도 밖에서 잘 보았지? 너희들 같은 어린아이들도 많이 죽었다. 그래도 너희들은 상처 하나없이 건강히 잘 있다. 이것만으로도 어머니는 감사하고 있다. 그렇지? 이런 비참한 마을을 보면 어머니도 너희들에게 힘을 주기위해 거짓말을 할 때도 있지. 알겠냐?”


 “엄마는 좋아서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야. 너희들이 걱정하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한 것이야. 암길, 절자 너희들이 걱정하지 말고 힘을 내라고 한 말이다. 암길아~ 어머니 마음을 알겠지? 아버지는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돌아가신 것은 아니다. 아버지는 반드시 돌아오실 거야. 아버지가 무사히 잘 돌아오셔서 우리들과 함께 잘 살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큰일이야. 이제 아침 밥 먹고 무너진 집을 고치자. 아버지가 같이 살 집을 우리가 고처 놓아야지. 어때? 너희들 아버지를 위해서 도와줄래? 도와줄 사람 손 들어봐“
  “네~~~”
  세 아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웃는 얼굴로 조그마한 손들을 들어 올렸다. 시커멓고 먼지투성이인 작고 앙증맞은 손들이 춤을 추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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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다음 호에는 원정부 지부장의 부친이신 원정상 님의 생환기 ‘원폭투하 후 5일간의 행적’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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