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원폭희생자 추도식(2001.8.6.) > 행사

본문 바로가기

회원메뉴

쇼핑몰 배너

한국인 원폭희생자 추도식(2001.8.6.)

관리자 2018-03-04 (일) 11:14 6년전 5349  

한국인 원폭희생자 추도식

합천 원폭 위령각

 

c31a4f0874ff66a6eff7b9fdbcb0981f_1520129683_1587.png

인류가 태어난 이래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원폭이 아무런 죄도 없는 인간의 머리에 떨어진지 어언 55년째인 8월 6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 원폭의 투하는 실제로 아무런 죄도 없는 한국인과 그리고 양민에게 무차별 투하된 것이다.


이 한국인들 여러 가자 사정에 의하여 ‘우리들이 피폭자입니다’하고 말할 기회도 없었고, 또 호소한다 해도 아무런 이익도 없었다. 더구나 한국인 피폭자에 대한 이해와 원호, 구제가 일본보다 훨씬 뒤늦어졌던 것이다.


원래는 일본인으로서 일본에서 피폭 당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일본인과 똑같이 피폭자로 서의 원포가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런 것이 아무런 원조도 없이 40년이나 지난 뒤에 일본이 40억엔 일시금을 한국에 기증한 것은 지난 1991년의 일이다. 하지만 그 기금도 피폭자가 자유롭게 사용하지도 못하과, 그 기금의 관리위원회가 생기고 이곳에 모든 것을 위탁관리하고 말았다.


이 일은 어떤 의미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겠지만 한국인 피폭자들은 이러한 불행과 부자연스러운 속에서 살아온 것이다.


나도 3~40년 전부터 원폭피폭자들의 문서와 기사를 읽고 있었다. 그 속에 일본인이 원폭 피해를 당한 무서움과 부당함, 원조를 호소하는 그 문장 속에 사실은 한국인도 포함되어 있어야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도 같은 희생을 당한 것이다라는 말은 어느 한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여기에 한국인 피폭자의 비극을 볼 수 있다.


일본은 처음으로 하모토 류-타로우 씨부터 총리대신이 직접 일본의 원폭 추도 위령제에 출석하여 오부치 총리대신까지 계속되어 올해는 모리총리대신이 8월 6일 추도식에 출석했다.


즉 원폭 투하라는 것은 일본의 일대 사건이었고, 국가에서 최고로 중요한 과제라는 인식 하에서 국가 그 자체가 자각한 것이다.


이 각성이 조금 늦었다고 할 수밖에 없지만 겨우 이 지점까지 지보시킨 것이다. 한국도 일국의 원수로 계신 대통령께서 한국 피폭자 추도식에 출석해 줄 것을 멀고 먼 하늘을 보고 기원 드리고 있다.


8월 6일 11시, 서울 적십자 청년회관에서 개식 선언이 행해졌다. 참석자 전원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 후 원폭희생자에게 묵념을 드렸다. 그리고 먼저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최일출 회장이 개식사를 한시고, 다음 추도사는 일본 반수폭협회의 대표와 일본 대사관 후쿠가와 공사님, 한국의 국회의원이신 김영춘씨 등이 원폭 투하의 무념함과 비참함 등을 호소했다.


태양회 이사장님의 추도문은 다음과 같다.

추 도 사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폭희생자가 생긴 지 오늘 55년이 되는 해를 맞이하여 진심으로 희생자 영령들을 추도하고 아울러 명복을 비는 바입니다.


1986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입니다. ‘히로시마, 나가사키 증언의 회’라는 모임에서 출판한 ‘일본사람에게’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뜻 있는 일본인이 한국인 피폭자들의 실태를 조사, 취합한 것입니다.

 
이 책을 훑어 볼 것 같으면 ‘나가사키에서 한국으로 이어지는 지옥’, ‘가족은 모두가 피투성이’ 또는 ‘죽어서까지도 차별은 하지 말라’ 그리고 ‘차라리 빨리 죽었으면’ 등등 모든 한국 피폭자들의 비통하고 애절한 부르짖음이 구구절절한 사연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원폭이 투하 된지 40년째 되는 해에 발간된 책입니다. 한국인 피폭자가 10만 명이라고 추정하는데 40년 동안 고통과 비참한 환경 속에서 얼마만큼이나 죽어갔겠습니까?


그리고 왜 4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실태조사를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패망 이듬해인 1946년 문부성에 원자폭탄재해조사연구특별위원회라는 것을 설치하고 1950년에는 피폭자 생존자를 전국적으로 조사하였고, 1952년에는 히로시마에 원폭위령비문이 건립되었으며, 1956년에는 히로시마에 원폭병원까지 개설되었습니다.


이것들은 원폭이 투하 된지 불과 12년 동안의 일들이었습니다. 일본 땅에서 그 당시에는 일본으로써 피폭을 당한 한국인이 피폭 후 40년이나 지나서 비로써 실태조사를 한답시고, 55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한국인 피폭자가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는 원폭병원 하나 없다는 것은 言語道斷(언어도단)입니다.


만약 제가 한국인이라면 이 현실의 원한을 자손만대까지라도 품을 것입니다. 오늘 이 시각에 우리 태양회 부산지부, 경남지부 회원들은 한국의 히로시마라 일컫는 경남 합천에 가서 피폭자 위령제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합천에는 피폭자위령각이 건립되어 있으며, 그곳에 안치되어 있는 피폭자 600여명의 위패는 제가 직접 써서 바쳤습니다. 그리고 매년 돌아가신 피폭자의 위패 역시 제가 쓰고 있습니다마는 금년에도 벌써 30명의 위패를 쓴 바 있습니다. 즉 합천지부에서만도 30명의 피폭자분들이 55년이 지난 지금까지 원폭후유증으로 시달리다가 돌아가신 셈이 된다는 것입니다.


‘일본사람에게’라는 책에 대하서 잠깐 말씀드린바 있습니다마는 이 책이 아니라도 피폭자들의 말속에는 ‘죽고 싶다’ 또는 ‘언제까지 실태조사 같은 것만 하고 있는 건가? 그러는 동안 죽어갈 것이 아닌가?’라는 한 많은 소리들이 들립니다.


이 피폭자들이 40년, 50년이라는 긴 세월, 가혹한 인생살이 속에서 얼마만큼이나 행복감을 갖고 인간답게 일생을 마쳐야 하는가를 생각할 때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원폭투하란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지상 최대의 인재였습니다.


이 역사상 최대의 재난은 대홍수 등 천재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고 있으며, 5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직 그 후유증은 깊게 남아 있는 것입니다.


원폭피해자는 이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얼마만큼이나 고통스러운 일이며, 얼마만큼이나 불편한 것이며, 얼마만큼이나 무서운 일인가를 세상에 호소한다는 것은 핵무기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절대 필요한 것이고, 그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원컨데 모든 사람들이 보살의 눈으로, 보살의 귀로, 보살의 마음씨로 부드럽고 따뜻하게 대해 주시고 이 분들의 고충을 들어주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태양회에서는 오늘 피폭희생자 영전에 獻茶(헌다)를 합니다. 원폭투하 때 발생한 열은 3천도 4천도에 이르며 일순간 모든 것을 태워 버릴 수 있는 무서운 열량입니다. 이 열을 받은 피폭자들은 목이 타서 ‘물!’, ‘물!’하면서 물을 찾다가 죽어갔습니다. 오늘 바쳐드리는 茶(차) 한 잔이 과연 목마른 영령들의 목을 얼마만큼이나 축여 드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늦었지만 이 한 모금의 茶(차)이지만 목을 축이시고 고이 잠드소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명복을 빌면서 추도사에 가름합니다.』

이 추도사가 끝나고 태양회에서 獻茶儀式(헌다의식)을 행하였다. 이것은 태양회 이사인 최숙희 여사는 일본 茶道(다도) 오모떼센케를 배우고 있어서 오모떼센케 예법에 따라서 피폭으로 돌아가신 영령들에게 헌상한 것이다.


원폭의 시인 토-게산키치 씨의 詩(시) 속에 ‘물을 주시오, 물을 주시오’라는 시가 있다. 태양열은 거의 6천도, 이것에 필적할 수 있는 광선에 죽어가던 사람들은 물의 갈증을 호소하며 죽어갔다. 그 점을 생각하여 차를 헌상하기로 한 것이다. 최숙희 씨는 일본의 화복차림으로 또 한복으로 정장한 최명근 씨, 김승희 씨의 두 태양회 여자 청년부 회원과 같이 종용히 단상에 올랐다.


세 사람은 抹茶(말차)가 들어 있는 찻잔을 받쳐 들고 그 차를 한국인 피폭자 영령들의 위패 앞에 헌상한 것뿐이지만, 피폭자들이 열풍 속에서 목이 메말라 괴로워하며 죽어간 것을 생각할 때 무어라고 말할 수 없는 엄숙함에 장내는 한층 더 정적에 쌓이게 되었다.


이 태양회의 獻茶(헌다)를 마치고 또 다시 태양회의 합창단이 위령가를 불러 울렸다. 까닭모르게 죽어간 영령을 위하여~!


합창단 20여명이 상의는 하얗게, 하의는 검정색 아니면 곤색으로 검은 넥타이 모습으로 단상에 올랐다. 처음에는 한국 피폭자의 위령가, 다음은 이사장 다카하시 고준 씨의 작사, 신대철 씨의 작곡인 “원폭의 어머니께 바치는 노래”를 불렀다.


이 태양회에서 한 獻茶(헌다)와 위령가 등은 다카하시 이사장과 최일출 한국 원폭 피해자 회장 사이에서 약 1개월 전에 계획되었던 것이다.


나는 태양회 합창단에게 연습하도록 지시를 했지만 아직까지 태양회 합창단은 이름뿐이고 음악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도 없었고 연습도 좀처럼 진전되지 못한 상태였다. 일요일에는 많이 모여서 연습도하고 있지만 이런 연습 상태로는 당일 날 창피만 당할 것 같아서 할 수없이 나는 노래를 작사한 입방에서 한마디 충고를 했다.


「이 노래는 가사도 좋지만 곡은 더욱 멋진 명곡이라고 생각된다. 가사 내용은 여러분께서도 아시다시피 수 십 년 전에 헤어진 남편이 히로시마에서 원폭을 당하여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 50년 전에 이별한 남편이 만약 다른 여성과 결혼해서 산다 해도 살아있기만을 빈다는 애절하게 남편을 생각하는 마음다운 마음을 노래한 것입니다. 여러분도 그러한 여성의 입장에 서서 노래 부르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노래가 몇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킬 것인가? 한 사람이라도 두 사람이라도 감동시킨다면 성공이라고 봅니다. 여러분! 성공하기 위해 조금 더 엄한 자세로 임하여 노래연습을 해봅시다.」


그리하여 그날 노래가 끝나고 한 부인이 감상을 말했다.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자연적으로 감정이 높아져 눈물이 저절로 나옵니다.’ 나는 이 감상을 듣고 노래가 음정이나 박자를 맞추어 잘 부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과 뜻이 영혼을 위한 위령가였다고 모두가 느끼고, 고인의 영령이 편히 잠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이 합창단은 대성공이다’고 느껴졌다.


추도식은 헌화 순으로 되었다. 하얀 국화꽃을 십 여 명의 대표자가 한사람씩 피폭자 영령들에게 바치고 난 뒤 최후로 유족대표 인사말씀으로 식은 모두 끝났다.


식이 끝난 후 재빨리 접수부가 있는 로비에 나온 합창단원은 조금 전에 獻茶(헌다)한 것과 같은 抹茶(말차)를 오늘 참석하신 분들에게 한 잔씩 드리려고 20여개의 말차 찻잔에 차를 준비하고 양갱도 잘게 썰어서 예쁘게 담아 놓았다.


지금까지의 행사에서는 이런 것이 없었고 끝나고 바로 돌아가셨지만 올해는 일본 대사관의 송사님을 선두로 일본의 말차를 고급 찻잔으로 마시면서 양갱을 먹으며 환담을 하면서 모두가 피폭자를 걱정하며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태양회는 원래부터 봉사활동 단체이기 대문에 노래 부를 때와 같이 하얀 블라우스를 입고 말차를 만드는 사람, 양갱을 한 개씩 드리는 사람, 찻잔을 씻는 사람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럴 대 피폭자협회의 이봉의 부회장께서 내가 곁에 다가와서 ‘그 노래는 참 좋군요’하며 눈시울이 붉어져 감동에 사로잡힌 모습으로 나에게 말씀하셨다.


제일 나중에 적십자 청년회관을 나온 태양회원들은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식당을 찾아 해매였다. 일요일이어서 쉬는 식당이 많았는데 겨우 한 곳을 발견하여 한꺼번에 30여명이 들어가니 음식이 나올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용되었다.


기다리는 동안에 지금까지 열심히 수고해온 합창단에게 감사의 인사말과 오늘의 태양회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그리고 한국원폭피해자협회의 이봉의 부회장의 말씀인 ‘그 노래는 참 좋군요!’라는 말씀을 알려드렸을 때는 모두의 환성과 함께 그 좌석은 더 성황을 이루었던 것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좀 더 뜻있는 추도식을 준비하여 봉사활동 본의를 살려 보살행을 모두가 다짐하면서... 

 

 


추천도서더보기▶

고향의 산 만월하에서

고향故鄕(고향)의 山(산) 滿月下(만월하…
by 관리자

불교와 여성(佛敎와 女性)

 불교와 여성(佛敎와 女性)&…
by 관리자

한일의 유광

 “한일의 유광(韓日의 流光)”…
by 관리자

인간의 생과 사 ​(人間의 生과 死)

​인간의 생과 사 ​(人間의 生과 死)&…
by 관리자

안중근의 유필에서 배우다

 대한국인  안중근의 …
by 관리자

죽음은 인생의 끝이 아니다

​​죽음은 인생의 끝이 아니다​ …
by 관리자

원폭피해사진더보기▶

원폭으로 사망한 가족들을 화장, 화상을 입고 도망치는 사람

원폭으로 사망한 가족 화장,  …
by 관리자

강에 쌓인 사체들, 피폭으로 자식 잃은 부모

강에 쌓인 사체들, 피폭으로 자식 잃은 …
by 관리자

도시의 불바다 "살려주세요?"

도시의 불바다 "살려주세요?"​​​​화염…
by 관리자

원폭의 불바다 "죽음의 재"

원폭의 불바다 "죽음의 재" ​​원폭이 …
by 관리자

히로시마의 참상 그림(피폭당한 사람들)

히로시마의 참상 그림(피폭당한 사람들)​…
by 관리자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투하의 목적?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투하의 목적?​​…
by 관리자

한국원폭평화전시관   한국원폭평화전시관 관장 : 고교목남   주소 :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 237다길 16 1층 관람안내 : (02) 934-9828   팩스 : (02)933-9828   이메일 : csh230@naver.com 후원계좌 : 하나은행 290-910008-91405    개인정보보호책임자 : 최숙희 Copyright © 한국원폭평화전시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