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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폭피해자 위령제 보고(2001.8.6.)

관리자 2018-03-04 (일) 11:31 6년전 5213  

한국원폭피해자 위령제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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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문 낭독  태양회 이사장(대한적십자사회관)

지금까지 태양회는 경남합천지부 위령제에만 참석하고 있었습니다마는 서울의 중안본부의 위령제와 두 곳으로 나누어 참석하여 온 것이 금년으로 3년째가 됩니다.


위령제 당일, 태양회의 일정에 대해서는 6월의 한일문화 교류를 할 때에 원폭피해자협회 회장을 초대하여 직접 회장과 상의를 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명정강 부회장과 서울 서지부장인 김학섭 씨가 피해자협회의 중안본부를 방문하여 작년과 같이 헌다와 합창과 이사장께서 인사를 할 것을 확인하고 왔습니다. 8월 6일 당일 태양회는 35명 참석하였습니다. 인사말은 한국피폭협회, 일본피폭자 대표, 일본대사관, 태양회, 일본의 종교 선린회 등이 각각 그 입장에 응해서 말하였습니다.


금년은 전후 오십년 가운데 교과서 문제나 고이즈미수상의 야수쿠니신사 문제로 가장 반일 감정이 높아져 있는 때문인지 TV사 4곳, 신문기사가 7곳에서 와있었습니다. 재한일본대사관의 일본대표가 어떻게 말할까 하고 한국의 매스컴은 궁금했겠지요. 분명히 작년의 위렬제에는 매스컴은 한 곳도 오지 않았습니다만 금년은 한사람 등단하면 10명 정도의 매스컴 관계자가 카메라를 겨누고 셔터를 누릅니다.


일본대사관원도 작년에는 일본정부가 한국피폭자 원조금으로 사십 수억 원 엔을 내고 한일의 우호를 강조하고 있었는데 금년에는 교과서 문제, 야스쿠니신사 문제로 반일 감정의 불꽃이 타고 있었기에 일본 대표로서는 힘든 입장이었겠지요. 반성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하셨습니다.


태양회 합창단은 금년에는 3곡을 불렀습니다. 첫 번째 곡목은 ‘원폭위령가의 노래’, 두 번째 곡목은 후지야마이치로가 부른 ‘니코라이의 종’을 다카하시 이사장이 ‘히로시마를 잊지 않아요’ 라고 가사를 한국말로 바꿔 번역한 것입니다. 새 번째 곡목은 이사장 작사, 시나위 그룹의 리더인 신대철씨가 작곡한 ‘당신안녕’ 이었습니다.


작년에는 두 곡이었는데 그다지 고조되지 않았기에 금년에는 3곡을 피폭자협회장에게 건의하였더니 꼭 그렇게 해 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후지야마이치로의 ‘나가사키의 종] 등이 어떻습니까 하고 거듭 물었더니 나도 일본에 있을 때 몇 번인가 들은 일이 있어 생각난다고 하시기에 ’나가사키의 종‘으로 하려고 하였는데 후지야마이치로의 또 하나 피폭자의 마음을 노래한 ’니코라이의 종‘이 있습니다.


이것을 부르자면 백뮤직이 필요하고 이것은 가라오케에서 뽑아 오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되어 일본 곡 3천곡이 있다고 하는 한국 가라오케 연습장에 가보았는데 ‘나가사키의 종’은 있었지만 ‘니코라이의 종’은 없었습니다. 일본 곡 천곡이 있다는 대만의 가라오케에도 가보았지만 실수는 500곡 정도이며, 역시 ‘니코라이의 종’은 없었습니다.


일본의 가라오케에서 뽑아달라고 부탁하고 이사장이 일본에 가서 여기저기 돌아봤지만 ‘니코라이의 종’은 없고, 겨우 도쿄 이케부쿠로의 가라오케에서 봤는데 녹음기가 없었습니다. 고생 끝에 어떻게 하여 녹음을 해서 태양합창단이 불러보니 ‘니코라이의 종’이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을 한국어로 부르게 되면 ‘니코라이의 종’은 한국인은 잘 모를 것입니다. 할 수 없이 ‘나코라이’를 원폭에 대한 강한 이미지를 가진 히로시마로 바꾸어 종이 울린다를 잊지 않아요로 하셨습니다.


태양 합창단의 반은 남녀 청년부인데 태양 청년부의 수련회가 4일, 5일에 있어 서울에서 버스로 6시간 정도 걸리는 언양 산중에서 행해졌고, 위령제는 6일이니 최후의 전체 연습도 못하고 피로도 쌓였다고 생각되지만 결과는 그저 평범하였습니다.


그리고 헌다, 이것은 이사장 부인이 일본의 다도 오모테센케풍으로 2명의 여자부와 같이 화복을 입고 피폭자의 영령에 차를 올리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다음날 신문에 게재된 사진은 그렇게 사진을 찍으면서 일본대사관도 아니고 한국피폭자 대표도 아니며, 헌다 장면의 사진이 다음날 조간신문에서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더욱이나 재미있는 것은 한복을 입은 사람은 이사장 한사람, 화복은 물론 이사장 부인 한사람인데, 일본인인 이사장은 한국인으로 바뀌고 한국인인 부인은 ‘일본에서 온 여성이 헌다하였다’라고 신문에 보도되어 있었습니다.


식이 모두 끝나고 태양회는 로비에서 오모테센케선생님이 주신 말차를 참석한 전원에게 대접하였습니다. 말차에 필요한 다과로서 금년에는 작은 송편을 200개정도 준비하였습니다.


참석자는 귀한 녹색 말차를 마시고 이 송편을 맛있게 먹으면서 잠시 동안 로비는 담소로 꽃을 피웠는데 준비한 말차 그릇이 수십 개, 그 중에는 다도 사범 니와야마선생님께 받은 다기는 한개 수만엔 하는 차 그릇도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한 손으로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바닥은 단단한 시멘트이기에 차 그릇을 떨어뜨리지 나 않을까 하고 마음이 조마조마 하기도 하였습니다.


다음날 어떤 일로 피폭자협회에 전화를 했을 때 정중한 답례를 하시면서 ‘태양회는 빛나고 있었습니다’라고 하는 한마디, 이것이 태양회의 모든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일본의 피폭자에게는 이미 사세가 있따고 하는데 한국에는 1세가 2,300명, 2세가 약 7,000명이라고 합니다. 일본만큼 2세는 피폭에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당일 위령제에 2세의 모습은 대부분 볼 수 없었습니다.


일본에서는 피폭자의 평균 연령이 70세에 달하고 있어 거기에 따라 수백 개 있는 피폭자 원조 단체는 할 일이 없어졌다고 하여 점점 그 단체는 해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고 피폭자가 고령화되어 위령제에 모이는 사람은 해마다 줄어가고 있습니다. 더욱이나 피폭자협회는 재력에도 약하여 성대한 위령제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 현상에 태양회가 합창을 하고 헌다를 하며 전원에게 말차도 대접하는 것은 ‘태양회는 빛나고 있었습니다.’라고 하는 피폭자협회의 말 그대로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봉사활동은 명예를 위하여 하는 것도 아니고 칭찬을 기대하고 하는 것이 아니니까 단지 그런 말이 있었다는 것을 보고하는 것뿐입니다. 이날 한국 피폭자 중앙본부에 70만원, 합천지부 위령제에 100만원, 태양회로서 기부한 것도 같이 보고 드립니다.


더욱 합천지부 위령제에는 태양회의 김장수 회장이 참석하여 이사장의 위령문을 대독하였습니다.
위령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러분 ! 안녕하십니까?
전쟁에 이긴 나라는 전쟁에 패한 나라를 장의식과 같은 마음으로 대해야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다시 이 말을 빌려서 말하자면 식민지로 지배한 나라는 식민지로 지배당한 나라의 입장에 서서, 그 민족의 역사를 주시하고, 그 민족은 아픔을 알고, 그 민족의 쓰라림과 괴로움을 알아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1876년 일본은 강화도조약 이후, 청일전쟁에 이기고, 노일전쟁에 이긴 뒤, 새로운 법령과 조약을 만들어 그 법령에 의하여 한국 사람들을 꼼짝 못하게 묶어 놓아버렸던 것입니다.


그 후에도 또 새로운 법령을 만들어 그 당시 일본사람으로 되어 있었던 한국 피폭자인 여러분들에게까지 오랫동안 따듯한 빛을 비추지 못했던 점은 한 일본사람으로서 죄송한 마음 금치 못하며 진정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남 합천지부에 1년에 한번씩, 피폭자들의 야유회를 열어드리고 있습니다. 매년 그곳에 참석하고 있습니다만, 4년 전의 일입니다.


갑자기 휠체어를 타신 노인이 "너는 일본사람인가?" 하고 말을 건네 왔습니다. "그렇습니다"하고 대답하니까 "나는 일본사람을 만나서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그 일본사람에게 큰 소리로 울분을 토하고 싶었다. 일본사람! 내가 이렇게 휠체어 생활을 30년이나 하고 있는데 이것은 모두 일본사람 탓이야, 사과해라!!"


저는 한국의 광복절 때는 4살이었으므로 그 노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일본사람의 피를 이어 받은 정통한 일본사람입니다. 우리들 일본사람의 선조가 지은 좌가 만약 한국 사람들 속에 남아있다면 일본 사람의 피를 이어 받은 자손으로서 그 점을 사죄할 의무가 있습니다. 저는 엎드려 비는 마음으로 ‘죄송합니다. 일본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어머니께서는 “이젠 됐어. 그만해, 아아!! 그 말을 들으니 30여 년 간의 체증이 쑥 내려간 것 같다. 고맙다”고 하시며 악수를 하면서 큰 소리로 울었습니다.


불교에는 “공생”이라는 사상이 있습니다. 기쁨도 서로 같이 나누고, 슬픔도 괴로움도 서로 다 같이 나누면서 살아가는 생각입니다.


저는 지금 한국에 살고 있습니다만 적어도 갚은 슬픔과 갚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계시는 여러분들과 같이 인생을 살면서 조금이라도 여러분의 슬픔과 괴로움을 서루 나누면서 여생을 마치고 싶습니다.


오늘은 피폭에 의하여 돌아가신 귀중한 영령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금치 못하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들께서도 힘차게 인생길을 걸어 가 주실 것을 기원 드리며 인사말씀에 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1년 8월 6일
한국 태양회 이사장   타카하시 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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